2011. 2. 6. 23:19

긴 설 명절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대략 950km를 운전해서 잘 다녀왔습니다.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도 설 명절 잘 지내셨나요. 명절 첫날 출발하여서 마지막인 오늘 일요일에 올라왔는데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는 난해한(?) 코스 안내덕에 크게 막히지 않고 주말정도의 정체를 경험하고 안전하게 도착하였습니다.
일년에 다섯번 정도 이렇게 장거리를 달리게 됩니다. 대부분이 가족 행사이거나 명절에 가게 되는데 이번 명절은 기존과는다른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는듯 합니다. 운전에 대한 것, 가족에 대한 것, 그리고 우리네 농촌에 대한 것들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많아서 다소 혼란스런 연휴였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들 달라서 저와는 다르게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제 생각을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고속도로 운전에 대해서

장거리 운전을 하다보면 참 많은 운전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얼굴을 직접 보는게 아니고 운전하는 차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고가의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 연휴이지만 일을 하는 사람들, 고향에 가는 사람들, 혹은 다른 목적으로 다양한 차를 이끌고 도로를 나서게 됩니다. 저도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운전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다양한 운전자들을 만나면서 인상이 절로 찡그려지고,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오려고합니다. 그래도 가족을 생각하며 조용조용 운전을 합니다. 
막히는 도로에서 갓길로 신나게 달리는 운전자, 깜박이는 폼으로 달고 달리는 운전자, 주행차로 규정속도를 준수하면서 달리는데 라이트 켜면서 위협하는 운전자등 다양한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안전운전을 하고 가면서 느끼는 많은 것들이 머리속에서 스쳐 지나갑니다. 사고가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가끔 왜 다른 차들은 저렇게 잘 달리는데 아빠는 빨리 안가냐고 하는 아이들에게 설명도 하면서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며 운전을 합니다. 물론 위의 경우처럼 과속이나 안전을 무시하며 운전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1,2차선을 나란히 무슨 대화라도 하듯이 달리는 차들도 있고, 규정속도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1차선을 자기 차선인듯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운전을 하면 그 사람의 성향을 알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 말이 딱인듯 합니다. 같은 차이든 다른 차던 운전을 하는 사람들의 스타일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 운전형태를 보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도 비슷한 환경이든 전혀 다른 환경이든 그 사람의 스타일과 어떤 일에 임하는 태도에 따라서 전혀다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형태이든 아니든 모두들 안전 운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운전을 하면서는 대형사고는 만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다보면 정말 큰 사고들을 만나게 됩니다. 과속,졸음운전,음주,운전미숙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안전운전을 해도 상대방의 잘못으로 사고가 날때도 많습니다. 

운전하시는 모든 분들이 안전운전을 했으며 합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

이번 연휴에 운전하면서 구제역 방역하는 곳을 여러 곳을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구제역 방역은 각 군단위로 하는듯 합니다. 군단위 경계를 넘다 보면 차선을 하나만 남기고 방역을 하였습니다. 방역하는곳을 지나면 도로 여기저기가 파인곳이 많았습니다. 추운날씨에 도로가 얼어서 도로가 깨진걸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살면서는 이러한 풍경을 TV에서나 보게 되었는데, 막상 설 명절에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니 구제역에 대한 심각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추위와 명절에 집에 가지 않고 방역에 임하는 모든 분들의 고생도 새삼 느껴졌습니다. 다행스럽게 날이 포근하여서 고생이 덜하겠지만 당분간은 계속 방역을 할텐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듯 합니다.
이번 구제역을 보면서 축산농가들의 고통과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닐듯 합니다. 제가 어려서 살던곳에서 돼지를 정말 많이 키웠습니다. 그 돼지 분뇨냄새도 심하고 꽤꽥 거리는 소리도 이만 저만이 아니었죠, 동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오래동안 유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자취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없어진 이유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하나 둘 사라지고있는 것은 맞느듯 합니다. 현재의 구제역으로 인해서 국내의 축산농가들이 하나둘 줄어들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 뿐입니다. 안타까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의 먹거리가 하나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는듯 합니다.
일례로 제가 어렸을 때 살던 곳(이번 명절에 다녀온 곳)에는 밀과 맥주보리라는 것을 재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밀과 맥주보리를 재배하는 곳은 제가 살았던 그 지역에는 아무곳도 없습니다. 또한 벼(쌀)를 재배하는 곳도 이제는 많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키위(참다래) 재배를 주로 하고 벼농사는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물론 쌀 소비가 줄어서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듯 합니다. 물론 저두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식인 쌀의 재배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할듯 합니다. 각 지역에서는 벼(쌀)을 재배하지 않고 다른 농작물을 재배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우리의 먹거리 종류가 더 많아지고 더 풍부해지고는 있지만 실제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작물들의 종류가 예전하고는 많이 다른 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입맛의 변화와 각종 먹거리들의 수입도 이에 한몫을 하는듯 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어쩔수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먹거리가 변해가고, 그에따른 농촌의 변화에 모두들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오늘 국립축산과학원에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방역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곳도 이러한 지경인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가족에 대해서

저는 명절의 대부분을 가족들과 함께 합니다.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주변에 유명한 곳이나 사진찍기 좋은 곳에도 가보고 싶지만 되도록이면 가족들과 함께 있으려고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하는 일이라곤 TV보는 것, 화투치는 것 그리고 살아가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뭔가 대단한 일을 집에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다들 나이도 많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그래도 1년에 3~4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집에서 죽치고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형제들과 조금더 오래 곁에 있고픈 마음입니다. 앞으로 살아가야할 날들이 훨씬 많을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이미 멀리서 떨어져서 지내기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고향에 어머님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보통 어머님은 함께 가시지 않는데 이모할머니와 다른 일가 친지등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 돌아가시기전에 뵈어야 한다고 하셔서 함께 하였습니다. 고향에 가서 들은 많은 소식들중에 가장 뇌리에 생생하게 남는 것은 가족들이 홀로사시는 아버지를 뵈러 왔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하고 싶어 멀리서 왔는데 결국은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게 된 이야기를 옆에서 들으니 문득 나는 부모님께 얼마나 자주 연락을 하고있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명절을 몇일 앞두고 돌아가신 분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소식이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하나도 없고 이제는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만 남아 있는 곳에서 듣는 이야기는 대부분 이러한 이야기 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한번 보고 거울을 통해서 어머니의 얼굴을 한번 봅니다. 

나는 과연 잘하고 있는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멀리 산다는 이유로 전화로 그저 간단한 안부나 물어보는게 다인데 이것이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
아무 탈 없이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효이겠지만 맘이 편치가 않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사시는 분도 저처럼 멀리 떨어져서 지내는 분들도 늘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고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mayo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