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여름, 그러니까 6월 말에서 7월 초의 일몰은 정말 환상적이다.
저녁 해가 산너머로 넘어갈 즈음인 7시 내외의 하늘은 그냥 붉은 물결이 가득하다.
불과 몇분사이에 완전 새로운 색과 모양으로 바뀌면서 자유로이 그림을 그린다.
구름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바로 서쪽 하늘을 향해서 셔터를 계속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태풍이 올라올 즈음에는 이런 관경을 보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서쪽하늘에 구름이 하나둘 모여들면 가슴이 설레인다.
아파트 베란다가 빨갛게 물들으면 나도 모르고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밖으로 나가게 된다.
***
내년 이 즈음에도 서쪽 하늘을 향해 셔터를 쉴새 없이
누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있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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